이게 무슨.
적반하장.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지난 2016년 화장실에서 낯선 남성에 의해 20대 여성이 숨진 사건
"명백히 약자를 노린 살인은 '묻지마 살인'이 아닙니다"
피의자 박모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유감스럽지만 강남역 살인사건과 관련된 기사에서 너무나 빈번히 달렸던 댓글 중 하나는 '제발 미친놈들 길거리 못 돌아다니게 정부가 관리 좀 하라'는 것이었다.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이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여성혐오 문화라는 맥락 속에서 발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강제 행정입원 강화 조치는 대중 사이에 비(非)의식적이고 정서적인 차원에 뿌리내려 있던 정신장애인 혐오 속에서 쉽사리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정신질환자들은 늘 '타자'로서 '외부'에 존재하였다.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과 경찰은 왕왕 사건을 (사회에서 제거되어야 할) 일부 비정상적인 정신질환자들의 '병적인 행위'로 치부하였다. 강력범죄가 발생하였을 때에 그 문제를 축소시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 범죄를 정신질환자의 소행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강력범죄는 '평범한 일반인'이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정신질환자'가 저지르는 것이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정신질환자'를 정신병원에 잡아 가두면 사회의 범죄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을 대중에게 심어주었다.
'묻지마 범죄'란 말에서도 나태함이 느껴진다.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특정한 동기나 계획 없이 저지르는 범죄를 뜻할 터. 하지만 '묻지마'가 붙는 순간 가해자와 피해자의 개별적 삶은 증발되고 사회적 맥락은 생략되기 일쑤다.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일어난 여성 살인사건은 과연 경찰 발표처럼 '묻지마 범죄'인 걸까. 정부 발표대로 화장실 개선한다고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까.
올해 2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자료는 일부 정신질환은 일시적으로 조절되지 않은 충동성 때문에 자해, 타해 위험성을 보일 경우가 있지만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마저도 타해 위험성은 자해 위험성의 1/100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1년 대검찰청이 발표한 범죄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비정신질환자 범죄율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조현병 환자의 범행으로만 몰고 가기엔 무리가 있다.